요즘 을지로에 갈 일이 많아졌다. 맛집이 많은 곳이라 들어서, 요기조기 돌아다니며 찾아보고 있다. 아직 성수동만큼 힙하고 깔끔하진 않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가게들을 발굴 중이다. 힙지로라 불리며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하지만 크게 체감하지 못했는데, 조금 늦은 저녁에 가보니 생각보다 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을지면옥
평양냉면을 인생에서 두번째로 먹어보았다. 사실 평양냉면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어서 아직 평양냉면의 찐 맛을 모른다. 처음 평양냉면을 접한 건 충무로 근처 평양냉면 맛집이라는 필동면옥이었다. 그때 먹어보고 응? 이건 무슨 맛이지...흠...이런 슴슴한 맛은...내 취향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했었다. 을지면옥에서 두 번째 평양냉면을 맛보았을 땐, 응? 지난번 보단 괜찮네.. 전 보다 냉면의 육수 본연의 맛과 슴슴한 맛의 평양냉면의 매력을 좀 더 느낄 수 있었달까. 사실 을지면옥이 필동면옥 보다 더 맛있다. 이런 것보단 내가 평양냉면의 맛에 좀 더 익숙해진 탓이 더 큰 것 같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을지면옥에서 생애 두 번째 먹어본 평양냉면은 나름 감칠맛도 느껴지고 괜찮은 맛이었다. 금액은 물냉면 비빔냉면 모두 13000원이다.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양이 꽤 많았고 육수도 충분했다. 그리고 동네의 특성상 가게 내부가 굉장히 옛스러운 느낌이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몇 안 되는 가게가 아닌가 싶다. 위치는 을지로 3가 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다. 주변은 재정비 지역으로 지정되어 많은 가게들이 이주한 상태였고, 을지면옥 만이 남아있었다. 아마도 이곳도 곧 다른 곳으로 이주가 되지 않을까.
챔프 커피
챔프 커피는 몇 개의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을지로에 있는 챔프커피는 챔프커피 제3작업실 이란 이름으로 대림상가에 위치해 있다. 세운상가와 연결되어있는 대림상가에는 군데군데 맛집과 카페들이 있었다. 흡사 성수동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중간중간 철물점이나 오래된 가게들 사이에 힙한 카페들이 있다. 그중에 챔프 커피를 방문해 보았다. 을지면옥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가 마시고 싶었던 터라.. 금요일 저녁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퇴근하고 들린 것 같은 직장인들과 불금을 즐기러 나온 젊은이들로 굉장히 붐볐다. 을지면옥도 그렇고 챔프 커피도 그렇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저녁에 방문하니 대림상가 쪽의 가게들 앞으로 조명들을 설치해 놓아서, 꽤 거리가 예뻤다.
챔프 커피의 메뉴는 크게 블랙과 화이트로 나뉜다. 아메리카노는 블랙에 속하고, 우유가 들어간 메뉴들은 화이트로 분류된다. 이곳의 시그니처인 챔프 커피는 화이트에 속해있는, 플랫화이트 였다. 카페라떼도 화이트에 속한다. 플랫화이트는 라떼보다 우유가 덜 들어가는 커피이다. 플랫 화이트는 뉴질랜드와 호주에 있을 때 많이 마셔 보았다. 그리고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데 A 알리블랜딩과 B 토크 블랜딩으로 나뉜다. 알리 블랜딩은 다크 로스팅의 묵직하고 고소한 맛이고, 토크 블랜딩은 미디엄 바디로 A보다는 산미가 조금 더 있다고 한다. 나는 B를 선택해서 마셨는데, 아무래도 라떼에는 A가 좀 더 맛있지 않을까 싶다. 챔프커피의 플랫 화이트는 꽤 괜찮은 라떼 맛이었다. 적당히 고소하고 진했다. 을지로 커피라는 메뉴도 있는데 이건 좀 더 달달한 라떼 라고 한다. 챔프커피는 4500원, 을지로 커피는 5500원이다. 카페 내부에 자리가 몇 개 있고, 카페 외부에도 야외 자리가 있어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저녁의 힙지로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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